연수·취업수기

3기
연수&취업수기
멕시코 셀라야 포스코MPPC

김OO

저는 한중남미협회의 K-MOVE 멕시코 과정(4기) 수료 후 POSCO MPPC에서 근무 중인 김나연입니다. 국내연수 개강일로부터 약 10개월, 멕시코에 입국일로부터 약 8개월, 입사일로부터 6개월이 넘었습니다. 업무 안팎으로 현재 생활에 대해 높은 수준으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저의 이 경험담이 연수를 지원할지 말지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지원동기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취업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이 수기를 읽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중남미 진출에 관심있는 사람, 동 프로그램의 지원을 고민하시는 분들이 주를 이룰 것이라고 생각하여 지원 동기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씁니다. 저는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스페인어와 경영학을 복수전공했으며 2018년도에 졸업을 했습니다. 이후 국내 소기업에서 영업직 1년 근무 후 퇴사, 경영대학원 입학과 중도 휴학, 건강 문제로 학업과 직업 생활을 포기하고 지내는 기간을 1년 보냈습니다.

학창 시절과 졸업 직후까지는 자기유능감이 상당히 높았지만 이후 방황과 쉬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신감과 자존감이 인생 최저점까지 떨어졌습니다. 건강이 회복되었고 다시금 진로와 취업을 고민하고 행동해야 할 때가 되었지만 한 마디로 저는, 곧바로 취업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대학원 복학도 하고 싶지가 않았고 대기업 공채나 국가고시 같은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 자신이 없었습니다.

각종 취업 사이트와 대학교 취업게시판을 들여다보는 게 매일의 기계적인 일과였지 실제로 지원을 한 건 손에 꼽습니다. 싫었던 건지 두려웠던 건지 마음에 무언가 허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K-MOVE 멕시코 자동차·전자 분야 중간관리자 취업연수 과정‘이라는 제목의 공고를 보았습니다. 전공과 관련도 있고 취업까지 가이드해주는 프로그램이라니 이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청소년 시절부터 대학생 시절까지 제 내면에는 항상 스페인어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있었다는 것과 20대에 외국에서 커리어를 쌓으며 생활하는 모습을 막연하지만 꽤 확고하게 갈망해왔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어느 정도의 접근 동기와 어느 정도의 회피 동기의 결합으로 저는 이 연수에 지원한 것입니다. 지원이 고민된다는 건 지원하고 싶다는 마음의 반증일 수 있습니다. 어떤 새로운 일을 하고자 할 때 확신을 가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실제로 확신을 가지고 시작하는 일이 몇이나 될까 그런 회의적인 생각이 듭니다. 약간의 호기심, 관심, 혹은 절실함이면 충분한 지원 동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 프로그램의 장점과 개선할 점

단체 패키지여행의 장단점과 비슷

K-MOVE 프로그램의 장점은 정말 많습니다. 그것이 개인에게 유효한 장점인지 무효한 장점인지 혹은 되려 단점으로 작용하는지 분별하시면 좋겠습니다. 담당 교수님과 선생님들의 가이드대로 따르다 보면 스페인어 실력도 많이 늘고 멕시코 취업에 대한 정보도 많이 얻고 한국에서 하는 것보다 쉽게 취업하게 됩니다. 경제적으로 경비 지원이 있는 것도, 해외생활을 함께 하는 동기들이 생긴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국고를 지원받는 대개의 사업이 그렇듯 때론 내게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수업들도 출석률을 채우기 위해 참석해야 하는 것부터 취업 전후 교수님과 관리자 선생님들께 이런저런 보고를 드려야 하는 등 귀찮은 점들이 다소 있습니다. 개인별 상담과 컨설팅 시간이 부족했던 점도 아쉽습니다.

연수 참여 소감

충실히 임한 수업과 만족할만한 성과

저는 대학교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했고 멕시코 교환학생 경험이 있었기에 스페인어 공부가 새롭지도 어렵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조금 지루했습니다. 졸업 후 2년 정도 스페인어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떨어졌던 스페인어의 감(感)을 살리는 기간으로는 충분히 유의미했습니다. 동기들과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연수&알선업체의 지원으로 취업비자 취득도 수월했고 멕시코 노동법 강의와 사회보장번호들 발급 안내를 해준 것도 좋았습니다.

멕시코 생활에 대한 소회

자연이 선사하는 행복감과 싸고 맛있는 TACO

연수 도시인 께레따로(Querétaro)는 비가 오는 날이 드물고 하늘이 늘 맑습니다. 연중 한국의 봄, 가을 날씨이니 기후와 자연에서 느끼는 만족감이 큽니다. 한식 인프라도 충분한데 멕시코 음식까지 즐길 수 있으니 자주 행복합니다. 실제로 저는 “이거 한국이었으면”이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비교는 나쁘다고들 하지만 저는 한국을 준거로 할 때 멕시코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요소들이 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편리한 삶은 한국이지만 편안한 삶은 오히려 멕시코일 수 있습니다.

취업 계기 및 근무 소감

내게 잘 맞는 회사, 그리고 직무

저는 포스코의 여러 해외법인 중 멕시코 내 철강 가공센터인 POSCO MPPC에서 영업관리직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네임 밸류, 연봉, 직무에 대한 적성과 흥미, 주거의 질을 고루 고려했을 때 이 정도면 절대 만족을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지원하였고 운좋게 합격하여 현재 7개월째 만족하며 근무하고 있습니다. ’절대 만족‘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우리가 자신의 직업을 평가할 때 그것이 ’상대 만족‘보다 나은 개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직업을 선택할 때 오롯이 자신에게 중요한 기준들을 정립하고 자신의 가중치에 선택한다면 친구가 더 높은 연봉을 받는다는 이유로 불행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멕시코에는 괜찮은 한국 청년을 필요로 하는 한국계 회사들이 많습니다. 제가 그랬듯 더욱 많은 분들이 K-MOVE 멕시코 과정을 통해 도움을 받아 개인의 꿈을 이뤄가시면 좋겠습니다.